아시아경제 생명 칼럼

[김재호의 생명이야기]<34>소화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생명식

사랑과 생명 2017. 3. 3. 19:28


[김재호의 생명이야기]<34>소화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생명식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아무리 좋은 음식도 영양소가 몸에 흡수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데, 영양소들은 음식 속에 다양한 형태로 얽혀 있어 포도당이나 아미노산처럼 단순한 형태로 분해되어야 비로소 흡수가 가능하다. 그런데 영양소마다 분해하는 효소가 다르고, 효소마다 작용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소화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음식 속의 전분은 침에 들어있거나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아밀라제에 의해 설탕으로 분해되었다가 포도당과 같은 단당류로 분해되어 흡수된다. 지방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의 도움을 받아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리파제에 의해 소장에서 분해된다. 단백질은 위에서 분비되는 펩신과 췌장에서 분비되는 다른 효소에 의해 폴리펩티드로 분해되었다가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려면 이처럼 음식에 들어 있는 영양소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소화효소가 음식에 섞여 영양소를 분해하여야 하는데, 소화효소마다 활동할 수 있는 수소이온농도(pH)가 다르다. 입 안은 6.8로 아주 약한 산성이지만, 위는 단백질의 소화를 위해 1.5-3.5정도의 매우 강한 산성이며, 소장은 8.5 정도로 알칼리성을 유지한다.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잘 흡수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복잡한 소화과정과 환경을 잘 이해하고, 좋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영양소가 적절하게 들어 있는 좋은 음식을 먹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첫째, 섭취할 영양소는 전체적으로는 물론, 영양소별로도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것이 좋다(생명이야기 33편 참조). 어떤 음식에도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지는 않으므로 좋아하는 음식은 많이 먹고, 싫어하는 음식은 기피하는 편식은 영양소의 과부족을 만들어 좋지 않다.

둘째, 과식과 간식을 피하고, 물은 식사하기 한참 전이나 소화가 끝난 뒤에 마시는 것이 좋다. 위에 음식이 너무 많거나 물이 많으면 음식을 잘게 부수거나 소화효소를 골고루 섞기 어렵다. 보통 두 시간이 지나면 음식은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데, 그 전에 간식을 하면 새로 들어온 음식과 섞여 발효되거나 부패하여 독성물질이 만들어지며, 소화기의 휴식을 방해한다.

셋째, 한 끼에 먹는 음식의 종류가 많지 않은 단순한 식단이 좋다. 소화효소는 먹는 음식에 맞추어 분비되는데 여러 종류의 음식을 섞어 먹으면 소화하기 어렵다. 바로 위를 통과하여 소장에서 쉽게 흡수되는 과일은 가능하면 먼저 먹고, 강한 산성에서 소화가 이루어지는 단백질 음식을 먹은 다음 다른 음식을 나중에 먹는 것처럼 분리하는 것이 좋다.

넷째, 자연식에 가깝도록 먹고, 요리도 가능하면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과일은 통째로 먹고, 곡식도 가능하면 현미나 통밀처럼 통째로 요리하는 것이 영양 손실이 없어 좋으며, 즙으로 짜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가공이나 정제나 요리는 어떤 형태로든 많이 할수록 나쁘다.

다섯째, 음식은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고,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침이 음식에 잘 섞여야 소화가 잘 되며, 침에는 면역글로불린이 들어있어 침샘의 감염도 막아준다. 아침식사는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활력을 준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간식의 유혹을 느끼며, 점심을 과식하게 만든다.

소화가 잘 되게 식사하는 습관은 영양소의 흡수에 좋을 뿐만 아니라 소화를 원활하게 하므로 장기적으로 위암, 간암, 췌장암, 대장암과 같은 각종 소화기질환의 예방과 치유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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