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99> 내시경 검사가 위암을 막아줄까
위암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서운 질병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 위암에 걸렸다는 말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1983년 자료에 따르면 그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12,145명으로 같은 해 전체 암 사망자 28,787명의 42.2%나 차지하였는데, 1983년 이후 위암 사망자의 비율이 꾸준히 떨어지는 것으로 미루어 그 이전에는 아마도 그보다 더 높았을 것이다.
요즘에는 대체로 위암을 옛날처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주변에서 위암에 걸렸다가 수술 받고 나은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고, 이러한 상황은 통계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5.4%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의 57.8%보다 17.6%P나 높아졌으며, 미국의 31.1%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위암이 공포의 대상에서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 암으로 바뀐 배경에는 위 내시경 검사가 있다. 내시경 검사는 초기 위암도 쉽게 찾아낼 수 있는데,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초기 위암은 절제수술만 받아도 대부분 잘 재발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 위암이 발견되면 절제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는 위암이 단위 인구당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 1등 국가인데, 특히 남자는 훨씬 많다. 2000년 21,000명 수준에서 2005년에는 26,000명을 넘었고, 2010년 이후 3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위암 사망자도 여전히 적지 않다. 1996년까지 매년 12,000명 수준을 유지하던 사망자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8,000명을 넘으며, 전체 암 사망자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위 절제수술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낮은 것도 문제다. 위암 절제수술은 대체로 위의 2/3 이상을 절제하기 때문에 위가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운데, 식도나 장이 위의 기능을 대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암에 걸리고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음은 감사할 일이지만, 평생을 위 불구자로 불편한 삶을 살아야 한다.
위 내시경 검사는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는 크게 기여하였지만, 위암을 예방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위암을 막아주는 최선의 길이 아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위암 발병률이 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일본인보다 위암발병률이 훨씬 낮은 사실을 볼 때 예방 노력에 따라 낮출 여지가 많다.
암에 잘 걸리고 잘 자라게 하는 생활습관을 고치면 암을 예방하고 자연치유할 수 있음은 위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발암물질(생명이야기 86편 참조)에의 노출을 줄이고, ‘암 도우미(생명이야기 88편 참조)’의 생활을 버리며, ‘생명 도우미(생명이야기 89편 참조)’의 삶을 생활화하여 암을 예방하고 자연치유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별히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식습관들은 반드시 개선하여야 한다. 짠 음식이나 소금에 절인 음식, 탄 음식, 훈제 음식, 가공육 등은 위암 발생과 관련이 높은 반면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에 절인 음식을 먹는 지역에는 위암의 발생이 많았는데, 냉장고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위암의 발생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흡연은 위암 발생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키는데, 흡연으로 인한 위암은 대부분 식도에 가까운 위의 윗부분에 발생하며, 비만과 알콜도 위암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위암 발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에도 주의하여야 한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060806485382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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